아이패드 에어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을 당황시킨 것은 아이패드 미니2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스펙에 전혀 장점이 추가되지 않은 성능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패드 미니보다 '화면만' 커진 버전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7.9인치에서의 퍼포먼스보다는 9.7인치에서의 작업 효율이 더 좋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그런것이 아니죠.

애플은 이번 아이패드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아마도 두가지 과제를 지니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는 기존의 아이패드 디자인의 변화일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패드 미니의 고사양화였습니다. 이것은 간단히 말해서 저사양 포지션에 있는 제품의 단가가 올라간다는 뜻이고 고사양 포지션에 있는 제품이 자가잠식으로 저사양 제품을 깎아먹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서로 자가잠식을 해서 이도저도 아닌게 되거나, 하나가 너무 특출나서 하나가 밀려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애플이 선택한 것은 아이패드5가 아닌 아이패드 미니2였고, 결과적으로 아이패드5는 이름만 새롭게 리뉴얼한 아이패드 에어가 되었을 뿐, 별다른 장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애플의 제품은 언제나 소비자에게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주는 면에서는 1등입니다. 같은 비율로 만들어서 전혀 다르지 않게 동일한 느낌을 전해주는 아이패드는 어떤 시리즈를 사용하든 동일한 만족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이번의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는 다소 아쉬운 감이 많이 있습니다. 1파운드로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버린 아이패드의 맏형 아이패드 에어, 스펙을 높이기 위해서 가격을 인상해버린 아이패드 미니2까지.


A7X칩의 부재는 사실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었지만 계속 보니 아이패드 에어는 분명히 A7칩셋이 사용되었습니다. 아이폰5S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스펙으로 말이죠.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퍼포먼스를 뽑아낼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아이패드 미니도 '역시' A7칩셋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펙이 동일...하네? 하고 말이죠. 그렇다면 아이패드 에어가 '더 빠르지는 않다' 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스펙으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를 구분하지 않겠다는 애플의 전략인 것 같습니다.

더 선명해진 아이패드 미니2는 반대로 덜 선명해진 아이패드 에어라는 반문으로 돌아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아이패드 에어의 해상도는 이전과 동일했고, 오히려 아이패드 미니는 화면은 더 작지만 해상도는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한, 즉 더욱 집적도가 높은 화면을 품은 '더 선명해진' 아이패드가 되었습니다. 즉, 화면만 놓고 볼때 아이패드 미니가 더 선명하다는 것이죠.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아이패드 에어는 더 비싼데, 아이패드 미니보다 덜 선명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마도 애플은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었나 봅니다. 아이패드는 이제껏 유지해왔던 디자인과 달라야 했고, 무게도 줄여야 했습니다. 더구나 아이패드 미니와의 차별점도 만들어야 했는데, 어느 하나는 포기해야만 했죠. 결과적으로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편을 선택했고, 해상도는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아이패드 미니보다 못한 해상도를 품었다는 반응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형보다 못난 동생이 아니라 형보다 잘나가는 동생이 나온 셈이죠.

터치ID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뉴스에서는 터치ID로인해서 아이폰5S의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어느정도 맞는 말인가 봅니다. 애플로서는 유일무이하게 아이패드 미니2보다도 아이패드 에어에 먼저 넣고 싶었을 것 같은데도 둘 다 터치ID가 없이 등장한 것만 보더라도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당장은 터치ID를 선택하더라도 생산 수율이 낮아진다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연말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비롯한 연말 특수를 '없어서 못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터치ID가 없는 것도 아이패드 에어에게는 혹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 에어_
1. A7칩셋으로 빠른 속도
2. 다이어트에 성공한 1파운드의 매력
3. 특별할 것 없는 500만 화소 카메라
4. 터치ID의 부재, 여전한 홈 버튼
5. 아이패드 미니2와 동일한 스펙
6. 아이패드 미니2보다 낮은 선명도
7. 아이패드 미니2보다 비싼 가격

아이패드 미니2_
1. A7칩셋으로 아이패드 에어와 동급의 성능
2. 레티나 디스플레이 장착으로 고선명 화질
3.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한 스펙
4. 아이패드 미니보다 비싸진 가격
5. 두께와 무게의 증가 없는 업그레이드
6. 세계 최고 해상도의 노트북
7. 터치ID의 부재, 여전한 홈 버튼

간단히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이패드 에어는 기존의 아이패드의 계보를 이어나가는 맏형이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휴대성이 강조된' 버전입니다. 스펙이야 최고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패드 미니보다 화면은 더 크니까 큰 화면이면서도 무게는 안드로이드 타블렛을 능가하는 수준이 되었으니 말이죠. 그러나 분명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와 동일하면서도 선명도는 더 낮은, 더 비싼 제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패드 에어를 구매해야 할까요?










아이패드 미니2는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기존의 아이패드 미니 1세대는 가격이 내려서 299달러, 그러나 아이패드 미니2는 레티나를 품으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서 기본 버전의 가격이 329달러에서 399달러로 무려 70달러나 인상되었습니다. 레티나 + A7 칩셋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영업 마진만을 남기려는 애플의 속셈이 눈에 보입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가장' 선명한 타블렛이 되어버린 아이패드 미니2, 구매해야 할까요?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참, 한국은 1차 출시국이 아니니 선택할 시간은 많이 남은 듯 하네요..